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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가볍게 가볍게

친구는 그렇게 만나란다. 그냥 가볍게 만나다가 계속 그렇게 만나봐도 괜찮으면 그때 결혼 생각하라고. 둘이서 하는 결혼 나혼자 생각해봤자 의미도 없는 일... 결혼 하고 싶다, 같이 살고 싶다라고 생각하다가도 이번 같은 주말이면 아 이 사람이랑은 안되겠구나 싶은 생각도 든다. 모든 용무가 끝나고서야 뒤늦게 걸어오는 전화. '왜 너는 내가 하는 만큼도 하지 못하지?' 싶은 생각이 드는 순간 불행해지는건 나다. 니가 내가 아닌데 어째서 나랑 같은 마음일 수가 있을까? 함께가 아닌 주말을 보내러 거기 간 거다. 내 생각이 뒷전인 건 너에겐 당연한 일이지만 거기에 대해 서운한 맘이 드는 건 나에겐 당연한 일일지도. 이 기분을 말해봤자 쳇바퀴 돌기다. 어차피 너한텐 다 핑곗거리가 있다. 산이라서, 해외여서, 친구랑 있어서... 나에겐 고려되지 않을 상황들이지만 너에겐 중요한가보지. 나에게 무얼 원하는거냐고 물으면 '알아서 잘할 순 없나' 라는 생각만 머릿속에 떠오른다. 결국은 나에게 맞춰달라고, 사랑을 달라고, 관심을 더 가져달라고... 나조차도 들어줄 수 없는 부탁을 너에게 하고 싶어진다. 물론 이제는 니가 그런 사람이 아님을 아는 만큼 그냥 입 꾹다물게 되지만. 문제는 이렇게 공백이 생겨버리면 며칠간은 그걸 메꾸기 위해서 노력하는 시간이 필요하단거다. 이틀 넘게 연락도 없고 얼굴도 보지 못했다. 앞으로도 그냥 이렇게 지내자 라고 싶은 마음이 목끝까지 차오르는게 문제인거다. 그 시간동안 상처받은 내 맘을 혼자 추스리고, 지금 적은 글들을 잊고 다시 아무일도 없이 사랑했던척 돌아가는 그 순간들이 싫은거다. 그저 호르몬때문에 또 쓸데없는 생각이 든 거라고 여기고 잊자.

[리뷰] 영화 라이언 Lion

Dev Patel은 영드 "Skins" 나왔을 때부터 이유없이 좋다가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에 나왔을 때는 더 주는 거 없이 좋아져버렸다. 영화 자체도 좋았지만 재탕 안하는 내가 몇 번이나 돌려본 건 배우 탓도 있을 듯. 그렇다고 뭘 찾아보고 팬질을 하는건 아니고 그냥 이상하게도 좋더라. 왜인지는 나도 전혀 모를... 슬럼독 밀리어네어 이후에 뭐 하는지 모르다가 이번에 개봉한 "라이언"이라는 영화에 나왔다는 걸 알게 됐다. 이거 나온 거 알았음 "히든 피겨스" 대신 이거 영화관에서 봤을텐데 ㅠ 어제서야 겨우 보게 됐다. 내용은 입양아가 친엄마 가족 찾아가는 내용인데 실화 바탕이라고 한다. Dev Patal은 계속 청소년 이미지였는데 이번 영화 보니까 키도 훌쩍 키고 몸도 좋아지고 성인 배우 같은 느낌이 나더라. 내용은 쏘쏘였다. 서사적인 내용이라 그냥 잔잔한 영화. 심리적인 묘사가 좀 더 있었다면 좋았을 것 같다. 마지막에 친엄마 만나는 장면에선 남친이랑 나랑 둘 다 글썽글썽... 네다섯살에 호주로 입양돼서 호주인처럼 호주인 가정에서 자랐지만 매일 밤 자기를 부르는 형과 엄마의 목소리에 죄책감을 느끼고 그들에게 자기가 살아 있음을 알려야 한다고 25년이 지나서야 고급 테크놀로지 "구글 어스"를 이용해서 살던 집을 찾는다. 집 찾을 때 골목길 하나하나 세세하게 기억하는 장면은 왠지 슬럼독 밀리어네어랑 겹쳐보였다. 양부모가 자기를 ungrateful한 자식으로 여기게 하고 싶지 않았다고 인도 엄마 찾는 걸 비밀로 하고 혼자 맘고생 하는 장면은 그냥 짠함... 아역으로 나오는 Saroo (주인공 이름)가 참 귀여웠다. 꾀죄죄함에서도 묻어나오는 귀여운 얼굴.

[요리] 소뽈살찜?

요즘 마트갈 때마다 특수 부위나 안 먹어본 고기 사오는 데 취미가 들렸다. 이번엔 소뽈살을 사왔다. 불어로는 joue de boeuf. 생기긴 그냥 평범한 스테이크처럼 생겼다. 가격도 스테이크 - rumsteak, faux filet - 랑 비슷하다. 요리 방법은 간단하게.  속까지 익혀야 한다길래 찜을 하기로 했다. 냄비에 2시간 두라는데 너무 길잖아요 ㅠㅠㅠ  그래서 압력솥 30분으로 대체했는데 결과는 만족스럽다. 1. 양파, 마늘, 허브류 (타임, 월계수)를 넣고 올리브유에 달달 볶는다. 2. 색이 나면 토마토 하나 썰어서 넣어주고 고기를 앞면 뒷면 살짝 그을려준다. 3. 닭육수 큐브 반쪽 넣고 물 300밀리리터 넣고 뚜껑 덮은 후 불 최대 크기로 올려준다. 4. 칙칙 소리가 나면 중간불로 낮춰서 30분 익히고 김 빠지길 기다렸다 썰어먹으면 된다. 참고로 너무 뜨거울 때보다 약간 식으니까 더 식감이 좋았다. 부드럽고 약간 기름진데 스테이크 같은 식감은 완전 아니다. 점심때 먹으려고 한 건데 만들고 나서 너무 주워먹어서 점심 때 먹을 게 별로 없어 ㅠㅠ 국물은 파스타 볶아먹음 딱 좋겠다! ㅎㅎ

[요리] 프랑스어 돼지 고기 부위

돼지 고기 살 때 매번 사는 부위만 사게 된다. 삼겹살, 안심, 목살 이 정도... 사실 이름만으론 잘 몰라서 그냥 보면 아는 그런 부위만 사게 된달까 ㅠㅠ 찾아보니 소고기 보다는 간단해서 정리해본다. 2년 전에 쓴 포스튼데 그래도 그간 돼지고기 부위에 대한 지식이 더 늘어서 몇 개 덧붙였다. 수정한 부분은 초록색으로 표시! 목살 - échine 보통 뼈가 붙어있고 기름이랑 살코기가 육안으로 보면 반반인 것 같다. 가격은 저렴 등심, 안심 - filet, filet mignon, carré de côtes 스테이크로 잘라서 나오기도 하고 통나무 형의 덩어리를 실로 묶어서 판다. 모르고 이걸로 수육 해먹어 봤는데 기름기가 없어서 종잇장 씹는 느낌이었다... filet mignon이라는 부위는 비싸서 한 번도 안 사본 부위인데 아마도 부드럽겠지? 다음에 마트 가면 사먹어 볼 예정. 아기 팔뚝 정도의 굵기와 길이로 썰어져 있다. filet mignon은 안심 부위가 맞다. 고기는 연한 편이고 진공팩에 넣어서 수비드로 조리했더니 엄청 부드럽고 맛있었다. 기름이 없어서 수육처럼 퍽퍽 삶으면 안되는 부위 ㅜ 갈비 - côtes 갈비살이니 당연히 뼈가 붙어 있다. 마트에서는 잘 안팔고 정육점에 파는 듯. 갈매기살 - travers 갈비살이다. 뼈가 붙어있음 한 번도 못봄. 우리나라도 특수 부위니 여기도 비쌀까? 이 부위 역시 마트에는 안파는데 정육점엔 파는 지 모르겠다. 이 부위도 마트에서 팜. 바비큐 용으로 여름에는 양념을 해서 많이 판다. 뒷다리 - jambon 보통은 간이 된 상태로 진공 포장 되어서 팔린다. 소금 들어가서 나는 한 번도 안 사봄. 이름이 jambon인 걸 보면 햄 만들 때 이 부위를 쓰나보다. 훈제나 간을 해서 파는 경우도 있고 그냥 뼈에 붙은 생고기로도 판다. 앞다리 - plat de côtes, épaule 여기도 안 사먹어 본 부위 삼겹살 - poi...

[일상] 프랑스에 도착한 첫 날

올해로 3년차 프랑스에서 지내고 있다. 발전은 하고 있는 건지 뭔지 모르겠다. 요즘은 아무 생각이 없다... 좋은 상황은 아님.. 컴퓨터 정리하다가 첫날 쓴 일기를 찾았다. 다시 읽어보니 감회가 새롭구만. 내용 보니 인터넷이 없어서 워드에다 저장해둔 것 같다. 지금이라면 하지 않을 실수들도 수두룩 ㅎㅎ 귀엽당... 타지에서의 생활이 익숙해진 만큼 나태한 모습이 나오고 있다. 다잡자 하면서도 아침이면 전날 밤의 다짐은 어디 멀리로 가 버리고 없다. ------------------------------------------------------------------------------------------------------- Day 1 비행기 제시간 도착 짐 찾으러 가는데 기차 한 대 놓치고 조금 늦게 도착했다 . 세수하고 머리 묶고 양치하고 버스 타러 나가는 줄 알았더니 , 알고보니 세관을 거쳐야 했었다 ㅠ 화장품 뜯었는데 어쩌지 하고 있는 내 표정을 읽었는지 뭔지 ' 마담 ' 하고 부르더라 . 나요 ? 했더니 그래 너요 하면서 불어 할 줄 아냐, 돈은 많냐, 신고할 거 있냐 등등 물어보고 실실 웃더니 보내줬다 . 시뱅 걍 놀리는데 당한건지 뭔지 어쨌든 별 문제 없었으니 다행 . 짐 찾아서 Roissy bus 티켓팅 해서 한 시간 좀 못되게 파리 오페라 까지 갔다 . 같이 버스 탄 부부는 거지한테 당해서 이미 expired 된 표를 내밀고 1 유론가 더 내고 탔다 ㅠ 불쌍 ... (자동 판매기 옆에서 도와준다고 하면 무시할 것!) 내려서 Saint Lazare 역으로 짐 두 개 끌고 걸어가는데 참 못찾겠더라 길치 ㅋㅋ 그래도 어째어째 물어서 찾아갔다 . 번호표 뽑고 기다리다가 carte jeune 50 유로 , 기차표 11.5 유로 주고 샀다 . Nom de famille 물어보는데 서류 달라는지 알고 헛소리 하다가 아 ~ 하면서 말해주고 사진주고 발급 . 기다린다...

[프랑스 영화] 사랑하는데 키가 다는 아님을 보여주는 영화 Un homme à la hauteur

영어 제목은 Up For Love 고 한국 제목은 영어 제목 그대로 "업포러브"라고 번역됐다. 불어 발음은 어놈 아 라 오뙤흐 O_o 포스터가 너무 예쁘다. 그냥 가벼운 영화 보자고 해서 본 영화. 첫 장면 나오는데 이거 우리 동네 아니야? 하면서 봤는데 진짜였다 ㅋㅋㅋㅋ 프랑스 남부 도시에서 촬영했는데 딱히 바다나 도시를 보여주는 건 아니다. 그냥 날씨 좋아서 찍은 듯... 이야기는 여자가 잃어버린 폰을 어떤 남자가 주워서 하는 통화부터 시작된다. 전화로 좋은 느낌을 받은 서로는 실제로 만나게 되는데.... 남자의 키는 1,36m.. 충격받은 여자의 표정... 사진상 보면 남자 머리가 큰 것 같은데 실제로 배우 키가 커서 그렇다. 1,82m임 사진 찾아보니 멀쩡하게 잘 생겼다. 영화에서도 호감남으로 나오긴 하지만... 키가 엄청나게 작은 남자와 키가 평균보다는 큰 여자가 연애하는 이야기다. 여자는 둘만 있을 땐 키를 중요하게 생각치 않지만 주변 시선에 신경이 쓰인다. 반면 남자는 직업도 괜찮고 스스로에게도 자신감이 있는 상태라 이런 여자의 태도를 불편해한다. 그러다 결국 나랑 계속 갈 생각이 있냐고 물어보게 되고 둘은 헤어진다. 뭐 결국은 여자가 주변 시선을 극복하고 다시 사귀자고 질질 울면서 다시 사귀게 됨. 136이면 초딩 키이긴 하지만 키가 다가 아니란 걸 보여주는 영화. 물론 영화니 그렇겠지... ;; 내 남친이랑 내 키 차이도 저 정도 날 것 같은데 이걸 평균, 정상으로 따지자면 우습고 뭐 가끔 불편할 때도 있는데 대체로 장점이 더 많은 것 같고 막상 만나다 보면 키는 그닥 신경 쓰이지가 않는다.  다른 사람들이랑 선 남친 보면 와 크긴 크구나 싶은 생각도 들지만 나랑 있을 땐 그냥 그 사람으로만 인식돼서 키는 뒷전이다. 여튼 가볍게 볼 만한 로맨틱 코미디 영화.

[영화] The Best Offer 더 베스트 오퍼

2013년 개봉작인데 들어본 적은 없다. 트레일러 우연히 보고 재밌겠다 하고 봄. 보는 내내 긴장하면서 봤다. 처음엔 그냥 경매랑 예술품 얘기인 줄 알았는데 중간에 Claire라는 여자가 등장하고부터 스릴러, 미스터리가 시작된다. 난 보면서 남친한테 계속 저 여자 밀당 너무 잘한다, 너무 완벽하다, 전부 거짓말일거다 했는데 남친은 안믿음... 그만큼 그 여자가 자기 역할을 잘 수행했단 거겠지 ㅋㅋㅋ 보면서 긴장은 했지만 중후반부에서 결말까지 너무 친절하게 주제 의식을 반복해서 사실 반전이 있다고 해도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한 결말이었다. 남친은 나보다 늦게 알아챈 것 같고. 결론은 연애에도 때가 있다? 늦게 배운 도둑질에 날 새는 줄 모른다 라는 속담이 100프로 들어맞는 건 아닌데 주인공 Oldman이 정상적으로 연애도 하고 사람들이랑 접촉도 좀 하고 살았으면 그런 사기꾼 여자한테는 안 낚였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예술품 보는 재미도 있고 영상미도 좋고 연기도 좋아서 볼 만한 영화였다. + 친구 Billy가 해리포터의 덤블도어 교수 역할 한 배우인 줄 알았는데, 찾아보니 헝거 게임에 시장인지 뭔지 그 대장 같은 사람이었다. 사진 보니 다른 줄 알겠음... ++ 남친 누나가 경매장에서 일했다고 들어서 Oldman처럼 가격 정하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그 옆에서 예술품 들고 있는 사람이었다고 ㅋㅋㅋㅋ 그걸 말하는 남친 말투가 너무 웃겨서 숨도 못쉬고 꺽꺽 웃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