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일상] 생일

이제 만으로도 30대에 접어 들어 버렸다. 생일이 끝나기 까지 25분 남은 시점에서 일기를 써본다. 스타쥬는 2달차가 거의 끝나간다. 첫 2주는 설레고 재밌었는데 분석 부분이 연기되고 점점 같은 manipulation에 지쳐 가는 요즘이다... 첫 월급은 2달차에 받았는데 3월 것만 주더라 ㅋㅋㅋ 액수야 적은 거 알고 일하는 거고 나 말고 다른 인턴들도 그렇게 받는 거지만 동기부여는 전혀 안되는 액수다 휴... 그래도 벌써 2달이 지났고 앞으로 4달만 더 하면 학생 신분도 안녕이다. 시험 결과는 2주 후에 나온다는데 점수야 어찌됐든 재시나 안쳤으면 좋겠다... 왠지 갑자기 나이를 많이 먹은 기분이 들어서 학교에는 생일이라고 얘기도 안 했다. 동거인들은 뭐 기대도 안했지만 역시나 챙겨주는 것도 없었다. 경우가 없다기보단 뭐랄까... 뭐 착한 사람들이긴 한데 나랑은 안 맞다고 해두자. 같이 있는 애새끼는 딱 ''애새끼''란 표현이 맞은 아이... 언제부턴간 오래 볼 사람 아니면 화도 안 난다. 그냥 스쳐가는 사람들인데 뭐... 일 끝나고 며칠 전부터 벼루던 빵집 두 군데에 들러서 타르트, 마카롱, 바게트, 머랭이 들어간 이름 모를 케익을 사왔다. 넘나 맛났다... 머랭 든 케익은 기대도 안했는데 진짜 입에 넣자 마자 녹아가지고 이걸 나 혼자만 먹는 사실이 너무 아까울 정도였다. 좋아하는 사람들이 방문하면 이것저것 먹여주고 보여주고 싶은데 현실은 한국은 너무 멀다는거 ㅠㅠㅠ 엄마는 매번 아쉬워 하는데 내가 비행기 티켓만 끊어줘도 제쳐놓고 1주일 정도는 올 수 있을 것 같은데... 그 비행기값 해줄 돈을 내가 못 벌어... ㅠㅠㅠㅠ 하여튼 관광객이 아닌 habitant에게 파리는 친절한 도시다. 내가 파리를 좋아하게 될 줄은 몰랐지만 그렇게 됐다.

[일상] 면접 드디어 붙었다!!

Je suis retenue enfin ! 지난 주에 질질 울면서 일기를 썼던 게 무색하게 오늘 합격 메일을 받았다. 한국에서건 프랑스에서건 직장에서 합격 메일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에서야 얘기하는 거지만 왠지 붙을 것 같기도 한 곳이었다. 4번째로 본 면접이었다. 30분 정도 진행됐고 막판에 비록 경험이 없지만 열심히 하겠다, 나는 엄청 동기부여된 상태다 라고 최후 변론도 했다. 평소에 주어진 질문에만 대답하던 것 보다는 잘 대답한 것 같았다. 중간에 쓸데없는 얘기들도 했지만 면접관들이 친절해서 좀 더 구구절절 얘기 하기도 했었다. 여튼 면접은 한국이고 프랑스고 알 수 없는 것! Sacré Paris ! 뭣도 모르고 지원했는데 이공계 사립 대학 중 제일 잘 나가는 école polytechnique이랑 비등한 국립 대학교라고 한다. 어차피 시험이나 뭐 쳐서 들어간 건 아니고 그냥 면접보고 들어간 인턴이니 내 실력은 그들과 비교 불가겠지만... 처음엔 파리라서 망설였는데 현지인도 외국인도, 심지어 인터넷도 엄청 좋은 학교라고 하니까 또 살랑살랑 마음이 간다. 혹시 남친네 친척 집에 머물 수 있으면 집도 해결이고! 마음에 걸리는 건 아직 하나 남은 인턴 면접인데, 남부에 위치한 데다 주제까지 내가 그토록 원하던 향수, 화장품 계열이다. 물론 여긴 아직 붙지 않았고 심지어 아직 면접도 안 본 상태지만 지금 자신감으론 쉽게 붙을 수 있을 것 같다! 합격 메일을 저녁 시간에 받아서 내일 답장해야지 하고 생각 중인데 오늘 밤은 행복감+선택에 대한 스트레스로 꿀잠 자긴 그른 것 같다. 생전 내가 이런 고민 하는 날도 오는 구나... 꿈같다.

[일상] Désespoir

인턴 시작일은 점점 다가오고 시험도 얼마 안남았는데 아직도 인턴을 구하지 못했다. 수십 통의 이력서를 보내면 날아 오는 건 수십 통의 거절 메일. 지난 주 금요일에 전화로 면접을 봤다. 특별한 질문도 없었고 특별한 실수도 없었다. 이번엔 되겠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면접 후에 다음 주 초, 그러니까 이번 주 월, 화 중에 연락을 준다길래 기다렸다. 밤에 누우면 심장이 두근대서 잠이 오지 않는 3일 간이 지났고 지금 시각은 화요일 밤이지만 결국 연락은 오지 않았다. 화요일 점심 시간 전까지 연락이 오지 않기에 물건너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 면접자가 마음에 들면 일찍 연락오기 마련이니까. 오늘은 너무 지친다. 몇 시간째 컴퓨터 앞에 앉아서 또 다시 이력서를 쓰고 보내고 울었다가 정신 다 잡았다가 왔다갔다 하고 있지만 정말 지친다. 이렇게 해봤자 결국은 거절 메일이나 받을 거란 생각이 들고, 어떻게 면접까지 간다고 해도 또 나보다 더 잘난 사람이 뽑히겠지 싶고... 이제 이유도 알고 싶지 않다. 알아봤자 그게 다른 회사에 적용되지도 않고 마음의 위안 조차 되질 않는다. 뽑히지 않으면 그냥 그게 그거다. 정말 다 싫다. 언젠가 잘 될거다 하는 막연한 말들도 이젠 하나도 위로가 안되고 이 긴 터널은 2014년 부터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나빼고 다들 잘 사는데 왜 나는 이다지도 안 풀릴까? 왜 평범하게 사는 것도 지금의 나에겐 사치가 돼버린 걸까?

[일상] 윈도우도 날리고 외장하드도 날리고...

주말에 과제하려고 노트북을 켜는데 에러가 나서 꾹 눌러서 꺼버렸더니 그 후로 블루 스크린이 떠버렸다.... 윈도우야 보통 클라우드랑 연동해둬서 싹 밀어버려도 프로그램 까는게 귀찮을 뿐이지 괜찮았는데 외장하드가 문제였다... 영국 있을 때, 대학 때, 여기저기 놀러가서 찍은 근 10년간의 사진이 있었기 때문이다 ㅠㅠ 윈도우 설치 파일을 외장하드에 설치했더니 ESD-USB인가로 바뀌어버리고 저장된 파일들에 접근을 할 수가 없었다. 지식인이고 구글이고 불어, 영어, 한글로 다 찾아봐도 돈 드는 방법 밖에 없더라.... 결국 복구 프로그램 69달러 내고 질러서 복구 시켰다 ㅠㅠㅠㅠㅠ (프로그램 이름은 MiniTool recovery) 다 살아있어서 다행... 예상치도 못한 지출 69달러라니!!! 이번 달 며칠 안 남았지만 좀 더 아껴 써야겠다... 그나마 남친이라도 있어서 자기 노트북에서 윈도우 이미지 따주고 한 건 고마운데 남친도 나도 몰랐던 사실이 바로 윈도우 이미지를 설치하면 외장하드의 정보는 다 지워진단거... 그래서 올해 초에 윈도우 새로 깔면서 USB용량 큰 거 하나 사둬야지 하다가는 까먹고 결국 이 사단이 난 것이다... 16기가 짜리 3만원으로 막을 수 있었을 걸 결국 10만원 돈이 들게 생겼다. 새로 설치하고 나니 쌩쌩하게 잘 돌아가는 노트북이 좀 원망 스럽기도 하고, 그래도 기계적 고장이 아니라 소프트웨어 문제라 다행이란 생각도 동시에 들기도 한다. 앞으론 자료 여러군데 잘 모아놓을 것...

[일상] 첫면접

주제만 보고 우연히 넣은 이력서를 보고 회사에서 관심이 있다고 면접 보러 오라는 답변이 왔다. 첫 서류 통과라 긴가민가 하며 인터뷰 준비를 하고 가게 됐다.  Blablacar를 타고 가서 도착할 때는 편하게 갔다. 학교앞에서 픽업해서 회사앞에 떨궈주고 ㅎㅎ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면접을 마치고 나오는 동기를 마주쳤다. 어땠다고 대충 전해듣고는 조금 일찍 들어갔는데 바로 면접을 시작했다. 먼저 자기소개 시키고 왜 지원했는지, 회사에 대한 정보는 있는지 , 스타쥬 주제에 대한 관심을 물었다. 녹음해야지 했는데 까먹... 우리가 쓸 기기에 대해서 물었는데 대답 못했다 ㅠ  다른 애들 말로는 지식 관련 질문은 흔치는 않은 거라고 했다. 마지막엔 회사에 대한 질문이 있는지였다. 공공기관인 만큼 일반 회사와 어떤지 물었고 결과는 다음주 초에 나온다고 했다. 한국 면접에 비하면 껌인데 한국면접때만큼 준비 해가진 않았다... 혹시 되지 않더라도 첫 인터뷰 경험으로 삼고 다음에 더 잘하고, 나 대신 걸린 사람을 축하해주기. --------------------------------------------------------- 월요일에 결과 나왔는데 결국 떨어졌다 ㅋㅋㅋ 같이 본 동기도 떨어짐... 왜냐고 물어봤더니 나보다 경험 많은 지원자를 뽑았단다. 내 경험 이력서에 써있는데도 불렀다는건 뭐 다른 게 있으면 뽑으려고 불렀단걸까... 첫 경험을 발판으로 앞으로 잘 되길 ㅠ

[일상] 이사 - 다시 북부로

2년 전에 매일 비나 오고 시골 같은 북부가 싫어서 대도시이면서 일년 중 300일이 맑다는 남부로 이사를 했다. 도시에 대한 사전 정보는 거의 없이 도착했지만 바다와 해가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행복했다. 물론 일상에서 마주치는 사람들까지 좋아하진 못했다. 말만 제 2도시지 더럽고 냄새나고 부서진 건물 투성이. 그래도 날씨가 좋아서 집에 혼자 있는 순간엔 외로움도 덜 했던 것 같다. 대충 짜서 물이 뚝뚝 떨어지는 빨래를 턱 걸쳐놓아도 두 세시간이면 뽀송하게 말라서 햇빛 냄새가 났을 정도니까. 겨우 두 번의 계절을 보냈고 도시 자체에 대한 애정은 그닥 없었지만 지금은 그립다. 그 도시의 사람들과 부대끼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지만 그래도 오며 가며 볼 수 있는 바다랑 뜨거운 해가 너무 그립다. 본교에 진학할 수만 있었다면 마지막에라도 결정을 뒤집었을 거다. 그래도 남친이랑 같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에 온 거지만 사실 지금은 그것도 불투명한 것 같다. 그 애 없이 이 날씨와 우중충한 도시와 엄청난 분량의 공부를 다 버텨낼 수 없다고 생각하는 한 편, 만약 우리 사이가 그냥 이대로 멀리 떨어진 상태에서 흐지부지 끊어져 버린다면 결국은 의지할 곳이 없어지는거니 혼자서라도 힘 내보자고 생각하면서도 3주가 지난 지금 바닥으로 가라앉는 기분이다. 조금 더 적응되면 이 우울감이 사라질까? 원하던거, 생각했던 게 아니라고 이렇게 지쳐있는 것보다는 어차피 별 수 없는거, 크리스마스 때까지만 더 버티면 끝인건데... 어떻게 좀 더 마음을 다잡을 수 있을까

[일상] 가볍게 가볍게

친구는 그렇게 만나란다. 그냥 가볍게 만나다가 계속 그렇게 만나봐도 괜찮으면 그때 결혼 생각하라고. 둘이서 하는 결혼 나혼자 생각해봤자 의미도 없는 일... 결혼 하고 싶다, 같이 살고 싶다라고 생각하다가도 이번 같은 주말이면 아 이 사람이랑은 안되겠구나 싶은 생각도 든다. 모든 용무가 끝나고서야 뒤늦게 걸어오는 전화. '왜 너는 내가 하는 만큼도 하지 못하지?' 싶은 생각이 드는 순간 불행해지는건 나다. 니가 내가 아닌데 어째서 나랑 같은 마음일 수가 있을까? 함께가 아닌 주말을 보내러 거기 간 거다. 내 생각이 뒷전인 건 너에겐 당연한 일이지만 거기에 대해 서운한 맘이 드는 건 나에겐 당연한 일일지도. 이 기분을 말해봤자 쳇바퀴 돌기다. 어차피 너한텐 다 핑곗거리가 있다. 산이라서, 해외여서, 친구랑 있어서... 나에겐 고려되지 않을 상황들이지만 너에겐 중요한가보지. 나에게 무얼 원하는거냐고 물으면 '알아서 잘할 순 없나' 라는 생각만 머릿속에 떠오른다. 결국은 나에게 맞춰달라고, 사랑을 달라고, 관심을 더 가져달라고... 나조차도 들어줄 수 없는 부탁을 너에게 하고 싶어진다. 물론 이제는 니가 그런 사람이 아님을 아는 만큼 그냥 입 꾹다물게 되지만. 문제는 이렇게 공백이 생겨버리면 며칠간은 그걸 메꾸기 위해서 노력하는 시간이 필요하단거다. 이틀 넘게 연락도 없고 얼굴도 보지 못했다. 앞으로도 그냥 이렇게 지내자 라고 싶은 마음이 목끝까지 차오르는게 문제인거다. 그 시간동안 상처받은 내 맘을 혼자 추스리고, 지금 적은 글들을 잊고 다시 아무일도 없이 사랑했던척 돌아가는 그 순간들이 싫은거다. 그저 호르몬때문에 또 쓸데없는 생각이 든 거라고 여기고 잊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