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4월, 2017의 게시물 표시

[일상] 가볍게 가볍게

친구는 그렇게 만나란다. 그냥 가볍게 만나다가 계속 그렇게 만나봐도 괜찮으면 그때 결혼 생각하라고. 둘이서 하는 결혼 나혼자 생각해봤자 의미도 없는 일... 결혼 하고 싶다, 같이 살고 싶다라고 생각하다가도 이번 같은 주말이면 아 이 사람이랑은 안되겠구나 싶은 생각도 든다. 모든 용무가 끝나고서야 뒤늦게 걸어오는 전화. '왜 너는 내가 하는 만큼도 하지 못하지?' 싶은 생각이 드는 순간 불행해지는건 나다. 니가 내가 아닌데 어째서 나랑 같은 마음일 수가 있을까? 함께가 아닌 주말을 보내러 거기 간 거다. 내 생각이 뒷전인 건 너에겐 당연한 일이지만 거기에 대해 서운한 맘이 드는 건 나에겐 당연한 일일지도. 이 기분을 말해봤자 쳇바퀴 돌기다. 어차피 너한텐 다 핑곗거리가 있다. 산이라서, 해외여서, 친구랑 있어서... 나에겐 고려되지 않을 상황들이지만 너에겐 중요한가보지. 나에게 무얼 원하는거냐고 물으면 '알아서 잘할 순 없나' 라는 생각만 머릿속에 떠오른다. 결국은 나에게 맞춰달라고, 사랑을 달라고, 관심을 더 가져달라고... 나조차도 들어줄 수 없는 부탁을 너에게 하고 싶어진다. 물론 이제는 니가 그런 사람이 아님을 아는 만큼 그냥 입 꾹다물게 되지만. 문제는 이렇게 공백이 생겨버리면 며칠간은 그걸 메꾸기 위해서 노력하는 시간이 필요하단거다. 이틀 넘게 연락도 없고 얼굴도 보지 못했다. 앞으로도 그냥 이렇게 지내자 라고 싶은 마음이 목끝까지 차오르는게 문제인거다. 그 시간동안 상처받은 내 맘을 혼자 추스리고, 지금 적은 글들을 잊고 다시 아무일도 없이 사랑했던척 돌아가는 그 순간들이 싫은거다. 그저 호르몬때문에 또 쓸데없는 생각이 든 거라고 여기고 잊자.

[리뷰] 영화 라이언 Lion

Dev Patel은 영드 "Skins" 나왔을 때부터 이유없이 좋다가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에 나왔을 때는 더 주는 거 없이 좋아져버렸다. 영화 자체도 좋았지만 재탕 안하는 내가 몇 번이나 돌려본 건 배우 탓도 있을 듯. 그렇다고 뭘 찾아보고 팬질을 하는건 아니고 그냥 이상하게도 좋더라. 왜인지는 나도 전혀 모를... 슬럼독 밀리어네어 이후에 뭐 하는지 모르다가 이번에 개봉한 "라이언"이라는 영화에 나왔다는 걸 알게 됐다. 이거 나온 거 알았음 "히든 피겨스" 대신 이거 영화관에서 봤을텐데 ㅠ 어제서야 겨우 보게 됐다. 내용은 입양아가 친엄마 가족 찾아가는 내용인데 실화 바탕이라고 한다. Dev Patal은 계속 청소년 이미지였는데 이번 영화 보니까 키도 훌쩍 키고 몸도 좋아지고 성인 배우 같은 느낌이 나더라. 내용은 쏘쏘였다. 서사적인 내용이라 그냥 잔잔한 영화. 심리적인 묘사가 좀 더 있었다면 좋았을 것 같다. 마지막에 친엄마 만나는 장면에선 남친이랑 나랑 둘 다 글썽글썽... 네다섯살에 호주로 입양돼서 호주인처럼 호주인 가정에서 자랐지만 매일 밤 자기를 부르는 형과 엄마의 목소리에 죄책감을 느끼고 그들에게 자기가 살아 있음을 알려야 한다고 25년이 지나서야 고급 테크놀로지 "구글 어스"를 이용해서 살던 집을 찾는다. 집 찾을 때 골목길 하나하나 세세하게 기억하는 장면은 왠지 슬럼독 밀리어네어랑 겹쳐보였다. 양부모가 자기를 ungrateful한 자식으로 여기게 하고 싶지 않았다고 인도 엄마 찾는 걸 비밀로 하고 혼자 맘고생 하는 장면은 그냥 짠함... 아역으로 나오는 Saroo (주인공 이름)가 참 귀여웠다. 꾀죄죄함에서도 묻어나오는 귀여운 얼굴.

[요리] 소뽈살찜?

요즘 마트갈 때마다 특수 부위나 안 먹어본 고기 사오는 데 취미가 들렸다. 이번엔 소뽈살을 사왔다. 불어로는 joue de boeuf. 생기긴 그냥 평범한 스테이크처럼 생겼다. 가격도 스테이크 - rumsteak, faux filet - 랑 비슷하다. 요리 방법은 간단하게.  속까지 익혀야 한다길래 찜을 하기로 했다. 냄비에 2시간 두라는데 너무 길잖아요 ㅠㅠㅠ  그래서 압력솥 30분으로 대체했는데 결과는 만족스럽다. 1. 양파, 마늘, 허브류 (타임, 월계수)를 넣고 올리브유에 달달 볶는다. 2. 색이 나면 토마토 하나 썰어서 넣어주고 고기를 앞면 뒷면 살짝 그을려준다. 3. 닭육수 큐브 반쪽 넣고 물 300밀리리터 넣고 뚜껑 덮은 후 불 최대 크기로 올려준다. 4. 칙칙 소리가 나면 중간불로 낮춰서 30분 익히고 김 빠지길 기다렸다 썰어먹으면 된다. 참고로 너무 뜨거울 때보다 약간 식으니까 더 식감이 좋았다. 부드럽고 약간 기름진데 스테이크 같은 식감은 완전 아니다. 점심때 먹으려고 한 건데 만들고 나서 너무 주워먹어서 점심 때 먹을 게 별로 없어 ㅠㅠ 국물은 파스타 볶아먹음 딱 좋겠다! ㅎㅎ

[요리] 프랑스어 돼지 고기 부위

돼지 고기 살 때 매번 사는 부위만 사게 된다. 삼겹살, 안심, 목살 이 정도... 사실 이름만으론 잘 몰라서 그냥 보면 아는 그런 부위만 사게 된달까 ㅠㅠ 찾아보니 소고기 보다는 간단해서 정리해본다. 2년 전에 쓴 포스튼데 그래도 그간 돼지고기 부위에 대한 지식이 더 늘어서 몇 개 덧붙였다. 수정한 부분은 초록색으로 표시! 목살 - échine 보통 뼈가 붙어있고 기름이랑 살코기가 육안으로 보면 반반인 것 같다. 가격은 저렴 등심, 안심 - filet, filet mignon, carré de côtes 스테이크로 잘라서 나오기도 하고 통나무 형의 덩어리를 실로 묶어서 판다. 모르고 이걸로 수육 해먹어 봤는데 기름기가 없어서 종잇장 씹는 느낌이었다... filet mignon이라는 부위는 비싸서 한 번도 안 사본 부위인데 아마도 부드럽겠지? 다음에 마트 가면 사먹어 볼 예정. 아기 팔뚝 정도의 굵기와 길이로 썰어져 있다. filet mignon은 안심 부위가 맞다. 고기는 연한 편이고 진공팩에 넣어서 수비드로 조리했더니 엄청 부드럽고 맛있었다. 기름이 없어서 수육처럼 퍽퍽 삶으면 안되는 부위 ㅜ 갈비 - côtes 갈비살이니 당연히 뼈가 붙어 있다. 마트에서는 잘 안팔고 정육점에 파는 듯. 갈매기살 - travers 갈비살이다. 뼈가 붙어있음 한 번도 못봄. 우리나라도 특수 부위니 여기도 비쌀까? 이 부위 역시 마트에는 안파는데 정육점엔 파는 지 모르겠다. 이 부위도 마트에서 팜. 바비큐 용으로 여름에는 양념을 해서 많이 판다. 뒷다리 - jambon 보통은 간이 된 상태로 진공 포장 되어서 팔린다. 소금 들어가서 나는 한 번도 안 사봄. 이름이 jambon인 걸 보면 햄 만들 때 이 부위를 쓰나보다. 훈제나 간을 해서 파는 경우도 있고 그냥 뼈에 붙은 생고기로도 판다. 앞다리 - plat de côtes, épaule 여기도 안 사먹어 본 부위 삼겹살 - po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