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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프랑스에 도착한 첫 날

올해로 3년차 프랑스에서 지내고 있다. 발전은 하고 있는 건지 뭔지 모르겠다. 요즘은 아무 생각이 없다... 좋은 상황은 아님.. 컴퓨터 정리하다가 첫날 쓴 일기를 찾았다. 다시 읽어보니 감회가 새롭구만. 내용 보니 인터넷이 없어서 워드에다 저장해둔 것 같다. 지금이라면 하지 않을 실수들도 수두룩 ㅎㅎ 귀엽당... 타지에서의 생활이 익숙해진 만큼 나태한 모습이 나오고 있다. 다잡자 하면서도 아침이면 전날 밤의 다짐은 어디 멀리로 가 버리고 없다. ------------------------------------------------------------------------------------------------------- Day 1 비행기 제시간 도착 짐 찾으러 가는데 기차 한 대 놓치고 조금 늦게 도착했다 . 세수하고 머리 묶고 양치하고 버스 타러 나가는 줄 알았더니 , 알고보니 세관을 거쳐야 했었다 ㅠ 화장품 뜯었는데 어쩌지 하고 있는 내 표정을 읽었는지 뭔지 ' 마담 ' 하고 부르더라 . 나요 ? 했더니 그래 너요 하면서 불어 할 줄 아냐, 돈은 많냐, 신고할 거 있냐 등등 물어보고 실실 웃더니 보내줬다 . 시뱅 걍 놀리는데 당한건지 뭔지 어쨌든 별 문제 없었으니 다행 . 짐 찾아서 Roissy bus 티켓팅 해서 한 시간 좀 못되게 파리 오페라 까지 갔다 . 같이 버스 탄 부부는 거지한테 당해서 이미 expired 된 표를 내밀고 1 유론가 더 내고 탔다 ㅠ 불쌍 ... (자동 판매기 옆에서 도와준다고 하면 무시할 것!) 내려서 Saint Lazare 역으로 짐 두 개 끌고 걸어가는데 참 못찾겠더라 길치 ㅋㅋ 그래도 어째어째 물어서 찾아갔다 . 번호표 뽑고 기다리다가 carte jeune 50 유로 , 기차표 11.5 유로 주고 샀다 . Nom de famille 물어보는데 서류 달라는지 알고 헛소리 하다가 아 ~ 하면서 말해주고 사진주고 발급 . 기다린다...

[프랑스 영화] 사랑하는데 키가 다는 아님을 보여주는 영화 Un homme à la hauteur

영어 제목은 Up For Love 고 한국 제목은 영어 제목 그대로 "업포러브"라고 번역됐다. 불어 발음은 어놈 아 라 오뙤흐 O_o 포스터가 너무 예쁘다. 그냥 가벼운 영화 보자고 해서 본 영화. 첫 장면 나오는데 이거 우리 동네 아니야? 하면서 봤는데 진짜였다 ㅋㅋㅋㅋ 프랑스 남부 도시에서 촬영했는데 딱히 바다나 도시를 보여주는 건 아니다. 그냥 날씨 좋아서 찍은 듯... 이야기는 여자가 잃어버린 폰을 어떤 남자가 주워서 하는 통화부터 시작된다. 전화로 좋은 느낌을 받은 서로는 실제로 만나게 되는데.... 남자의 키는 1,36m.. 충격받은 여자의 표정... 사진상 보면 남자 머리가 큰 것 같은데 실제로 배우 키가 커서 그렇다. 1,82m임 사진 찾아보니 멀쩡하게 잘 생겼다. 영화에서도 호감남으로 나오긴 하지만... 키가 엄청나게 작은 남자와 키가 평균보다는 큰 여자가 연애하는 이야기다. 여자는 둘만 있을 땐 키를 중요하게 생각치 않지만 주변 시선에 신경이 쓰인다. 반면 남자는 직업도 괜찮고 스스로에게도 자신감이 있는 상태라 이런 여자의 태도를 불편해한다. 그러다 결국 나랑 계속 갈 생각이 있냐고 물어보게 되고 둘은 헤어진다. 뭐 결국은 여자가 주변 시선을 극복하고 다시 사귀자고 질질 울면서 다시 사귀게 됨. 136이면 초딩 키이긴 하지만 키가 다가 아니란 걸 보여주는 영화. 물론 영화니 그렇겠지... ;; 내 남친이랑 내 키 차이도 저 정도 날 것 같은데 이걸 평균, 정상으로 따지자면 우습고 뭐 가끔 불편할 때도 있는데 대체로 장점이 더 많은 것 같고 막상 만나다 보면 키는 그닥 신경 쓰이지가 않는다.  다른 사람들이랑 선 남친 보면 와 크긴 크구나 싶은 생각도 들지만 나랑 있을 땐 그냥 그 사람으로만 인식돼서 키는 뒷전이다. 여튼 가볍게 볼 만한 로맨틱 코미디 영화.

[영화] The Best Offer 더 베스트 오퍼

2013년 개봉작인데 들어본 적은 없다. 트레일러 우연히 보고 재밌겠다 하고 봄. 보는 내내 긴장하면서 봤다. 처음엔 그냥 경매랑 예술품 얘기인 줄 알았는데 중간에 Claire라는 여자가 등장하고부터 스릴러, 미스터리가 시작된다. 난 보면서 남친한테 계속 저 여자 밀당 너무 잘한다, 너무 완벽하다, 전부 거짓말일거다 했는데 남친은 안믿음... 그만큼 그 여자가 자기 역할을 잘 수행했단 거겠지 ㅋㅋㅋ 보면서 긴장은 했지만 중후반부에서 결말까지 너무 친절하게 주제 의식을 반복해서 사실 반전이 있다고 해도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한 결말이었다. 남친은 나보다 늦게 알아챈 것 같고. 결론은 연애에도 때가 있다? 늦게 배운 도둑질에 날 새는 줄 모른다 라는 속담이 100프로 들어맞는 건 아닌데 주인공 Oldman이 정상적으로 연애도 하고 사람들이랑 접촉도 좀 하고 살았으면 그런 사기꾼 여자한테는 안 낚였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예술품 보는 재미도 있고 영상미도 좋고 연기도 좋아서 볼 만한 영화였다. + 친구 Billy가 해리포터의 덤블도어 교수 역할 한 배우인 줄 알았는데, 찾아보니 헝거 게임에 시장인지 뭔지 그 대장 같은 사람이었다. 사진 보니 다른 줄 알겠음... ++ 남친 누나가 경매장에서 일했다고 들어서 Oldman처럼 가격 정하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그 옆에서 예술품 들고 있는 사람이었다고 ㅋㅋㅋㅋ 그걸 말하는 남친 말투가 너무 웃겨서 숨도 못쉬고 꺽꺽 웃었다 ㅠㅠ

[영화] Me Before You

영화광 남친덕에 요즘은 매일 저녁 영화 한 편 보고 잠이 든다. 한 번은 내가 선택, 한 번은 남친이 선택 뭐 이런 식인데 어제는 내가 고른 영화 "Me Before You"를 봤다. 책으로 몇 년 전에 읽고 어제서야 영화로 봤다. 사실 책 내용은 막 상세하겐 기억 안 나고 큰 줄기만 기억나는데 두꺼운데도 불구하고 재밌게 봤었다. 윌이 루한테 가능성이 있다, 꿈을 펼쳐라, 하다가 결국 독립할 수 있을 정도의 금전적 지원도 해준다. 가족 전부를 책임지는 소녀가장 ㅜㅜ 루가 우는 장면에선 남친도 거의 울고 나는 눈물 맺혀서 꾹꾹 닦아냄 ㅠ 여자가 너무 사랑스럽고 귀엽다. 특히 눈썹이 진짜 자유자재로 움직이던데 그게 귀엽 ㅎ 입고 나오는 옷들도 약간 귀여움과 이상함을 넘나드는데 개중에 입고 싶은 옷들도 꽤 있었다. 헤어도 너무 귀엽고! (물론 얼굴이 다함) 대사가 정확히 기억 안나는데 남주가 여주한테 니 그 이상한 패션 취향은 언제부터 시작된거냐 뭐 이런 어조의 말을 하는데 그만큼 입고 나오는 옷이 특이함. 그 중에 내가 예쁘다고 생각했던 옷들: 1. Beach Dress 젤 예쁨 왕좌의 게임에 나온 백금발 여자란다. 난 안봐서... 가볍게 재밌게 본 영화. 남친 감상으론 너무 "클린"하다고... 2. 꿀벌 무늬 스타킹 + 파리 스타일 세미 정장? 윌이 특별 주문 제작한 꿀벌 스타킹 선물 받고 진심으로 광대승천 하는 중 ㅋㅋㅋ 파리에서 이렇게 맞춰입고 돌아다니는데 화장, 머리, 의상 다 찰떡임  특히 레드립 진짜 잘 어울린다! 3. 나비 무늬 원피스 + 가디건 나비 무늬, 꽃무늬 좋아하더라  이것도 귀엽. 4. 귀여운 땋은 머리 + 블라우스 머리가 너무 귀여움.  거기다 포인트로 나...

[일상] 겁쟁이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는 법. 언젠가부터 겁이 나지 않았다. 헤어지는 게 아무렇지 않다는 건 아니지만 언젠가 지나갈 거란 걸 아니까 버틸 수가 있게 된 것... 시간이 얼마가 걸리든 어쨌든 언젠간 괜찮아 질거란 걸 알게 됐으니까... 내 남친은 그런 경험이 없다. 사랑을 주는 것도, 받는 것도, 헤어지는 것도, 사랑 땜에 힘들 수도 있다는 것도 걔는 이제서야 배우고 있는 중이다. 내가 한국에 돌아가게 될 까봐 마음을 더 주기가 힘들단다. Je ne veux pas trop m'impliquer emotionnellement. 이런 말을 살면서 두 번이나 듣게 될 지는 몰랐다. 처음에는 Je ne veux pas trop m'enflammer 였다. 물론 다른 사람에게서 였지만... 그러고는 다신 만나지 않았다. 너랑도 그렇게 끝나버릴까? 본인 보호 차원에서 나에게 사랑을 덜 주겠단다. 개소리지만 마냥 개소리만도 아니다... 걔 입장에선 이해가 가지만 난 아끼고 쪼개서 사랑을 주는 사람은 아니라서 마음 깊은 곳까지 이해가 되진 않는다.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게 맞달까? 어쨌든 난 그러지 않아왔으니까. 그렇게 사리는 동안 내가 상처받을 거란 생각은 하지 않았을까? 이미 마음을 주지 않기로 마음 먹은 사람한테 내가 더 이상 무얼 기대할 수가 있을까? 모르겠다. 뭘 보고 지속해나가야 하는건지... 사라졌던 마음이 다시 생겨버려서 지금 끝낼 수는 없다.

[일상] 피가 식는다는 기분

헤어지진 않았다. 일단은. 글을 자꾸 쓰는 이유는 이렇게 어디에 풀어내서 봉인해둬야 머릿속이 덜 복잡할까 싶어서... 딱히 모르겠지만... 헤어진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는 말에 어떻게 하고 싶냐고 되물었다. 그 말을 하면서 '아 이제야 끝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돌아온 대답은 의외로 내가 더 자주 연락하고, 사진도 보내고, 뭐 하는지 말해줬음 좋겠다고 했다. 다시 자기의 삶으로 돌아와 달라고. 뭐가 뭔지 모르겠다. 내가 뭘 안 해줬다고? 항상 내가 먼저 하던 것들이다. 답장이 뜸해도, 혼자 말하는 기분이 들어도 원한다고 하니까, 그래서 다 해줬다. 베푸는 거 좋아하는 성격이지만 그건 상대가 나한테도 내가 한 만큼 돌려준다는 사람이란 확신이 있을 때이다. 엄마랑 몇몇 친구, 대니 정도가 계산 없이 베푸는 사람이다. 한결같이 대해주니까 나도 똑같이 대한다. 생각할 필요도 없을 만큼 오래 알고 지내온 사이기도 하고. 지금 남친도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행복했다. 내가 마음껏 사랑을 주면 그만큼 돌려줘서 고맙다고 생각했다. 근데 아니었나보다. 내가 노력하지 않으면 그 쪽에서 먼저 하지 않는다. 모르겠다. 내가 지금 감정적으로 비약하고 있는 건지도. 확실한 건 최근 일주일 이상은 그래왔다는 거. 니가 연락이 없어서 나도 안했다라고 말하면서, 이렇게 연락이 뜸하면 니가 덜 보고 싶다, 니 생각이 덜 난다는 말을 아무렇게나 한다. 그 때의 니 표정이, 니 감정이 어땠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말을 듣는 내 마음은 무너지고, 어깨와 팔의 피가 차갑게 식는다는 느낌까지 들었다. 예쁘게 말해서 좋아했다. 예쁘다는 흔한 칭찬조차 구체적이라 섬세하다고 좋아했었다. 오히려 이렇게 싸우게 된 게 잘 된 것 같기도 하다. 오래 갈 수 없다는 걸 알아버려서. 슬프긴 하지만 더 나중에 관계가 깊어졌을 때 알게 되면 더 끊기 힘들테니까. 그 관계가 깊어진다는 가정도 사실 지금은 두기가 어렵긴 하지...

[일상] 핑계, 변명, 실망

시간이 지나면서 함께 보낸 시간이 길어지니 가끔 잊게 된다. 남친은 내 사람이 아니란 거. 결혼한 남편도 "남의 편"이라고 부르는 마당에 하물며 고작 남자 친군데... 내 기준에선 많은 걸 기대한 게 아니라 생각하지만 그 쪽 입장에선 아닐 수도 있었단 생각이 든다. 이렇게 주기적으로 뜸하게 연락하는 주말이면 그 후로 며칠 간은 할 말이 없어진다. 대화를 하다보면 '편안한' 침묵이 아니라 '어색한' 침묵이 찾아온다. 요 며칠 계속 그래왔고 사실 지금도 하고 싶은 말도 없고 감정도 없다. 처음부터 어색했던 남친은 지금도 조금의 텀만 생기면 한 없이 멀게 느껴진다. 2월에 생각했던 것처럼 남친은 나보다 할 일이 많다. 가족이 있고 친구가 있는 그 곳에서의 생활은 내가 혼자 보내는 이 곳의 생활과는 다르다. 서운함이 들지만 어쩔 수 없다고, 나도 한국 이었다면 똑같았을 거라 생각하고 이해하려 했다. 나 이외의 사람과 보내는 시간이 서운한 게 아니다. 말로만 내가 "priority"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자기 생활이 우선이다. 돌아올 때가 늦은 시간이었다면 출발할 때는 그렇게 늦은 밤이 아니었을 거다. 오늘 저녁에 뭐 한다, 주말인데 많이 얘기 못해서 미안하다. 이 정도 문자를 보내는 게 힘든 일이었을까? 일일이 다 따지지 않았다. "나라면 이렇게 했을거다"라는 건 내 입장에서의 얘기고 실제 내가 그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했을 지는 나도 모르니까. 그저 기분이 나쁘다는 말만 했다. 내가 말 없이 연락 두절 되는 거 싫어하는거 알지 않느냐고 말했다. 벌써 서너 번인 것 같다. 같은 문제로 기분 상해 하는 거. 결국 안 고쳐진다는 말이겠지. 포기 하지 않으려 했지만 겨우 잠깐씩만 신경 쓰는 모습에 약간은 실망. 결국은 자기가 우선이면서, 그걸 나도 알면서, 잠깐의 달달한 말에 설레한 나 자신이 조금 슬프네. 이런 패턴 한 두 번도 아니고.